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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혜의 시
김영덕 원로목사
돌담 - 김영덕 목사
삼위교회 댓글 0건 조회 3,057회 작성일 2018-11-25 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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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담

쓰러질 듯 넘어질 듯
유약하여 보이나 강함을 지닌
신기한 돌담을 보며
삶의 지혜를 배운다

작은 돌이 큰 돌을 받쳐주기도 하고
큰 돌이 작은 돌을 의지하기도 하며
둥근 돌이 모난 돌과 손을 잡고
길쭉한 돌이 짤막한 돌과 짝을 이룬다

검은 돌 옆에 흰 돌이 다정히 앉았고
잘 생긴 돌이 못생긴 돌과 어깨동무하여
층층이 사이좋게 열을 지어
하나의 아름다운 담을 만들었다

머리를 맞대어 있기도 하고
얼굴을 부비며 있기도 하며
눕기도 하고 앉기도 하고 서기도 하고
서로 부둥켜 안아 주기도 했다

앞의 돌을 위하여 물러서기도 하고
작은 돌을 위하여 큰 돌이 허리를 굽히기도 하고
큰 돌을 위하여 작은 돌이 몸의 한 부분을 
잘라내는 희생을 하기도 했다

자신이 살기 위해서는
남에게 자신을 내어 주면서
서로 돕고 양보하고 희생을 하는
돌들의 모습이 아름다웠다

풍파를 막아내고
침입자의 침입을 지켜내며
한 곳에 오래도록 모여 사는
세월을 품고 있는 돌의 얼굴이 유순했다

돌담을 보며
잘난 사람 못난 사람
가진 사람 못가진 사람
배운 사람 못배운 사람
남녀노소 빈부귀천 어우러져
어깨동무 하고 사는 세상

받쳐주고 잡아주고
안아주고 세워주는
양보하고 사랑하며
든든한 마을을 이루는 삶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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