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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혜의 시
김영덕 원로목사
그리움 - 김영덕 목사
삼위교회 댓글 0건 조회 2,870회 작성일 2019-02-02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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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움
 
 

               김영덕 목사
 

 

눈 감으면
달려오는 세상
아름다웠던 세계
그 곳은 언제나 향기로웠다
 

외로울 때면
눈발 날리던 얼음판
그 위를 달리는 썰매의 소리
팽이 때리는 소리로 신이 났었고
 

삶에 지칠 때면
초가지붕 추녀 밑
참새 잡아 구이하던 생각에
어느새 몸에 힘이 솟았다
 

냇물도 좋았다
송사리 때와 뜀박질 하다
메기 한 마리 잡았다 하면
로또 당첨보다 더 기뻤었다
 

백사장을 거닐다
물새알을 발견했을 때면
새까지 잡을까 알만 가져갈까
두 갈래의 마음이 치열하게 싸웠었지
 

세상이 놀이터이고
온 동네가 내 집이고
동네 사람 모두가 가족이었으니
가난해도 행복했던 세상이었다
 

섣달 그믐날
눈썹세는 날
꼬박 밤을 지세려 애썼던 일엔
빙그레 내장이 홀로 춤을 춤이여
 

꼬리를 물고 살아나는
그 시절 그 곳으로
고요히 마음이 달리다 보면
가슴이 울컥하여 진다
 

나이 많아 백발이 되면
세월의 바람에 날려
어디론가 멀리 날려 갈 줄 알았는데
심장을 뚫고 밀려오는 요상함
하얀 그리움
새싹처럼 파릇파릇 솟아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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