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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혜의 시
김영덕 원로목사
겨울의 길목에서 - 김영덕 목사
삼위교회 댓글 0건 조회 2,518회 작성일 2019-11-09 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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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의 길목에서
 

 

            김영덕 목사
 

 

금의옥엽(金衣玉葉)
그리도 곱고 곱더니
불과 며칠사이
온 몸에 검버섯이 덮히고
하나 둘 옷을 벗어 던지고 있다
 

창문을 열고 따박따박
떨어진 옷가닥을 포개며
생의 무상함을 함께 느끼어 본다
 

아직은 타다 남은 생명
노랑, 빨강, 분홍
비록 셀 수 없는 까막점으로
퇴색된 것들이지만
화려했던 지난날이 새록새록
숨을 쉬고 있다
 

후두둑 후둑
매몰찬 빗방울
속히 떠나 가라고
가을을 재촉하는 것인가
 

뚜르르 뚜르
을시년스런 바람마저 휑하니 불고
나뭇가지들 옮겨 다니며
깃들일 곳을 찾지 못해 애태우는
까치의 노랫가락이 구슬프다
 

그래도 아름다운 세상이여
구름 사이로 쏘옥 내어민 햇살에
대롱대롱 흔들리는 나뭇잎의 옥구슬이
초롱초롱 기쁨을 전한다
 

세월의 무게는 바람에 흩날리고
아름답던 호시절 한잎 두잎
빗방울에 떨어질지라도
서러워하지 말자
 

시월이 가고 십일월이니
입동이 달려와 자리를 잡았고
찬서리 엄동설한
백색의 세계가 저기 오고 있다
점도 흠도 없는 세계 펼쳐지면
- 그 위에 찬란한 햇빛 딩굴지라
그리고 그 속에서는
풍성한 내일이 꿈꾸고 있음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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