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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혜의 시
김영덕 원로목사
전체게시물 210건 / 17페이지
삼위교회
17-12-20
2614
약비가 온다 죽었던 나무에 사막이었던 세상에 약비가 내린다   이 비 그치면 죽었던 나무가 눈을 뜨고 막혔던 숨통 탁 트여 기지개를 켜며 살아 나겠지   사막이든 세상에 살금살금 생명이 스며들어 잎을 피우고 꽃을 피워 오아시스를 만들겠지   단비가 온다 뿌옇게 죽어 있는 하늘에 숨통을 틀어 막은 세상에 단비가 내린다   이 비 내리고 나면 하늘…
삼위교회
17-12-20
2648
바람 잘 날 없는 고갯마루 험한 바윗틈에 진달래 꽃이 피었더이다   잡목이 욱어진 숲 속 찾는 이 없는 외진 곳에도 진달래 꽃이 피었더이다   먼 고산 등성이에는 잔설이 찬바람과 함께 살고 있는데 용감하게 진달래가 피었더이다   남녘에서 부는 봄바람의 치맛자락 옹골지게 틀어 잡고 방실방실 진달래가 웃고 있더이다   하늘 사랑 안고 동지 섣달 긴긴 날…
삼위교회
17-12-20
2606
세상이 어둡다 하여 어두움이라 하지 말지니 세상이 어두운 것이 아니라 마음이 어두워서 어두운 것이니 마음을 밝힐 것임이여   나 어두움이었으나 나 밝아짐이 여기 있음이니 하늘의 빛을 받음이요 생명의 부활이 나를 감쌈이라   어두움이 어디에 있으며 죽음은 또 누구에게 있음인가 빛이 없는 곳에 있음이요 부활이 없는 사람에게 있음이라   혼탁한 세상 캄캄하여 길이 보이지 …
삼위교회
17-12-20
2572
십자가 위의 시체 죽음이 못내 애처로워 세상은 어두움으로 묻히고 까만 먹구름이 하늘을 덮으니 절망이었다   죽어버린 세상 분명 심장은 멎어 버렸고 숨소리 끊어졌으니 완전히 죽었었다   그러나 시체를 향한 하늘의 바람 못자욱과 창자욱을 파고드는 하늘의 바람은 생명 주검을 감싸고 불었음이여 왕래되는 들숨 날숨으로 시체와 함께 함이니 기적이 일어났도다   앙상한 가지 …
삼위교회
17-12-20
2640
봄이면 언제나 생각나는 어린시절 어머니의 말씀 얘야 너는 봄처럼 살아라 항상 부지런하거라 잠시도 쉬지 아니하고 일을 하는 봄을 닮거라   밤낮 쉬임없이 동장군이 방해해도 날씨가 심술을 부려도 화내지 아니하고 원망이나 불평없이 건강한 생명이 태어나도록 부드러운 웃음으로 일하지 않느냐   봄이면 언제나 생각나는 어린시절 어머니의 말씀 얘야 너는 봄처럼 살아라 꿈을 잃지 말거라 반드시…
삼위교회
17-12-20
2630
푸찌 산 정상 가파른 돌계단을 올라 진종일 붉게 물들인 하늘을 보고 메콩강을 바라보며 신비경에 빠짐이여   지나가던 솔바람이 살짝 귓불을 부여잡고 속삭여 준다 일출이 힘이 있어 좋다지만 일몰의 아름다움도 멋이 있다고   노도광란 인생의 고해에서 그칠 날 없음이여 언제 어디에서 불어 칠지라도 그 풍랑 박차고 뛰쳐 오르는 힘 일출은 과연 희망이라   그 희망, 세상의 온…
삼위교회
17-12-20
2652
나 가나안을 보았네 젖과 꿀이 흐르는   그 곳에는 풍요로운 젖이 솟아나고 있었지 달콤하고 행복한 꿀과 함께   누구나 먹고 배부를 수 있는 값없이 돈 없이 사서 먹고 마실 먹고 또 먹고 마셔도 한없이 흐르는   그 곳에서 마른 뼈들도 보았네 생명이 없어 뼈만 앙상하고 날카로운 에스겔 골짜기 같은 것을 보았을 때 가슴을 찢고 울부짖는 고통은 영혼 깊이 파고 들었네 …
삼위교회
17-12-20
2594
이름 없는 풀이 있을까만 내가 알지 못하여 무명초라 부른다   미안하다 내가 모른다 하여 무명초라 부르는 것이 풀에게 얼마나 무례함인가 하지만 기분 나쁜 기색 없이 바람을 끌어안고 춤을 추고 있다   나의 이름을 불러 주는 사람 불과 몇 사람일 뿐 절대 다수의 사람들이 매일 나의 곁을 그냥 지나치고 있으니 나는 무명초다   그러면 어떠랴 사람들이 알아 주어도 알아…
삼위교회
17-12-20
2652
훌쩍 떠나고 싶어라 모든 것 말끔히 내려 놓고 이런 말 저런 말 들리지 않고 이런 일 저런 일 보이지 않는 전혀 사람이 없는 그러한 곳으로 가고 싶어라   울창하게 숲이 우거진 곳이면 참으로 좋아라 숲이 울창하니 맑은 물이 흐를 것임이여 싱그러운 공기 함께 살아 정겨운 가족을 이루고 있을 것이라   숲속을 거니노라면 각양각색의 들꽃들 향기로운 웃음으로 반기어 주고 나무와 나무를 오…
삼위교회
17-12-20
2655
가야지 돌아가야지 언젠가는 가야지   문을 열면 언제나 포근한 마음 넓은 가슴으로 안아 주는 숭덕산의 품에서 살고 있는 밝은 사람들의 숨소리가 있고 맑은 사람들의 웃음소리가 있는 내 고향으로   마을 중앙을 가로지른 철길 꿈과 희망이 영원으로 누워 그 위를 달리는 열차의 기적소리 비바람 맞아도 녹슬지 않게 함이여 오늘을 살고 있음이라   철길 아래를 흐 르는 시냇물이…
삼위교회
17-12-20
2637
사랑한다는 것은 언제나 푸르른 가슴으로 순간이 영원되어 설레이는 가슴을 가지는 것입니다   눈발이 흩날리면 나풀대는 나비의 춤을 보고 두둑두둑 떨어지는 빗방울에서 사랑하는 이의 발소리를 듣는 것입니다.   살금살금 어두움이 스며들면 맑은 눈망울이 창밖으로 시선을 끌어 따뜻한 마음 환히 밝혀 주는 것입니다   고요가 내려앉은 밤 적막함이 가슴을 엄습하여 올지라도 밤을 밤…
삼위교회
17-12-20
2621
세상을 호령하던 동장군의 등등한 위세가 흥건히 흘러 내리는 고드름의 눈물자욱으로 서서히 꼬리를 감추고 있다   무거웠던 외투 가벼워지고 유모차를 밀며 나들이 나온 할머니의 이랑진 주름사이로 방안에만 있던 답답했던 마음이 훠이훠이 바람으로 날아가고 쉬엄쉬엄 걷는 걸음이 여유롭다   추울 때는 추워야 한다지만 내 가슴에는 떠나는 너를 아쉬워 하는 마음이 남지 않으니 내 몸에도 세월이 꽤나…